주절주절2014. 10. 29. 00:32



그녀의 고운 눈물도 내 맘을 잡지 못했지

열병에 걸린 어린애 처럼 꿈을꾸며 나의 눈길은 먼 곳만을 향했기에


세상의 바다를 건너 욕망의 산을 넘는동안 

배워진 것은 고독과 증오뿐 멀어지는 완성의 꿈은 아직 나를 부르는데


난 아직 내게 던져진 질문들을 일상의 피곤속에 묻어버릴 수는 없어 

언젠가 지쳐 쓰러질것을 알아도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이제는 쉽게 살라고도 말하지 힘겹게 고개 젓네 난 기억하고 있다고

언젠가 지쳐 쓰러질것을 알아도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난 아직 내게 던져진 질문들을 일상의 피곤속에 묻어버릴 수는 없어 

언젠가 지쳐 쓰러질것을 알아도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눈물과 기도 속에서 아직도 날 기다리는지
이제는 이해할것도 같다며 나의 길을 가라 했었지 영원히 날 지켜봐줘....

사랑해





Posted by 하늘지기76™
주절주절2014. 9. 26. 01:30

사람이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고, 죽을 때는 단단하게 굳어집니다.

풀과 나무, 모든 것이 싹틀 때는 여리고 부드러우나 죽으면 메마르고 굳어집니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성질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가장 신선한 생명입니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中 - 김수환


Posted by 하늘지기76™
주절주절2014. 7. 30. 09:58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고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은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

Posted by 하늘지기76™